채권시장이 13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라는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채권시장에서 연 1.92%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오전 9시 개장 이후 전날과 같은 연 1.89% 부근에서 맴돌다가 11시20분께 이 총리의 발언이 나오자 10여 분 만에 연 1.95%까지 0.06%포인트 치솟았다. 기관투자가들이 보유 채권을 적극적으로 처분했기 때문이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주로 선물시장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의 반응은 더 극적이었다. 개장 후 500계약 안팎의 국채선물(3년물)을 순매도하다 공세를 강화해 최종적으로 5740계약을 순매도했다. 1계약 매도는 액면금액 1억원어치 국고채를 판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부동산값 급등에 부담을 느낀 정부의 원론적인 답변이 4개월 넘게 하락해온 금리 반등의 빌미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박종연 IBK연금보험 증권운용부장은 “반등을 모색하던 채권시장에 계기를 제공한 것”이라며 “고용지표 부진과 경기침체 부담을 고려할 때 방향을 바꿀 만한 재료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올 4분기 금리 인상을 예상해온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올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워낙 의견이 팽팽하다 보니 시장이 예민해졌다”며 “이 총리의 발언은 전날 신인수 금통위원의 발언으로 꺼졌던 연내 인상 기대심리를 일부 되살렸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조정은 물가 상승률 확대 추이를 확인해가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6144계약을 순매수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0.01%포인트 끌어내렸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