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정상회담 조율중"
11월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核협상 교착상태 해결 기대
볼턴 "연내 전적으로 가능"
美선 '北 비핵화'에 의문
NBC "北, 여전히 核 개발
올해 5~8개 생산 가능성"
美정부 내부 '北불신' 여전
미 NBC 방송은 “북한이 올해 5~8개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핵화는커녕 핵 능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로 가려면 미·북 정상 간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트럼프에 유리한 정상회담 카드
당장 관심은 미·북 2차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유엔총회 이후 연내 성사’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르면 오는 10월에도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서적, 현직 행정부 고위관료의 뉴욕타임스 ‘익명 칼럼’ 등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 미 중간선거(11월6일)를 코앞에 두고 대형 악재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승부수로 ‘2차 미·북 정상회담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18, 19일 열리는 3차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뒤 한·미 정상회담(이달 말)을 거쳐 다음달 2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시나리오다.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장소는 워싱턴DC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의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가 먼저냐, 종전선언이 먼저냐’를 두고 양측 간 치열한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한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이런 교착상태를 풀려면 2차 정상회담에선 양측이 어느 정도 타협안을 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①북한의 핵 신고·사찰 약속→종전선언→핵 신고·사찰 이행 ②북한이 핵시설→핵물질→핵탄두 순으로 핵무기를 신고하고 중간에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 ③종전선언과 북한의 핵신고 동시이행 방안 등의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北 비핵화 의지가 관건
그러나 북한 비핵화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NBC 방송은 이날 미 정부 관리 세 명의 말을 인용, “북한은 여전히 핵을 만들고 있다”며 “북한은 올해 핵무기 5~8개를 추가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올해 초부터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거나 해체한 게 없고, 5∼9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지 않았고 오히려 ‘핵 무기화’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지난달 중순 이후 서해 미사일 발사장(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시설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기미를 볼 수 없다고 11일 보도했다. VOA는 하루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를 살펴본 결과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이 발사장에서 사실상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발사장은 6·12 미·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폐쇄를 약속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역대 행정부와 달리 정상회담을 통해 ‘톱다운’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해왔다. 하지만 미 행정부 내부에선 ‘의문부호’가 여전하다. 자칫하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중간선거용’, 북한에는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한 시간 벌기 또는 명분 쌓기용으로 악용될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이미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