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근시 아동 137명 연구결과

먼 거리에 있는 물체가 잘 안 보이는 근시를 가진 청소년은 녹내장 발병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안과 연구팀(김석환 교수, 이경민 전문의)은 근시 아동 137명을 대상으로 근시가 녹내장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5월 안과 분야 권위지인 '안과'(Ophthalmology)에 2편의 논문으로 동시에 게재된 데 이어 자매지인 '안과 녹내장'(phthalmology Glaucoma) 최신호에 후속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아동 근시는 녹내장 위험요인…조기에 검사해야"
녹내장은 안압이나 혈액 순환 장애 등에 의한 시신경 손상 등의 문제로 시야가 좁아져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발병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주변부의 시야만 소실되기 때문에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근시 아동의 경우 안구가 성장하는 시기에 생긴 안구 외벽의 층간 성장 속도 차이가 '사상판'(시신경이 눈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곳에 있는 그물형태의 얇은 판막) 부위를 손상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사상판 손상은 녹내장 발생과 직결되는 위험요인이다.

특히 안압이 정상이면서 근시를 가진 어린이는 조기에 녹내장이 발병할 위험이 커지는 등 상관관계가 더 뚜렷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석환 교수는 "근시에 따른 시신경의 변화는 안구 성장 단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른 나이부터 녹내장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녹내장 가족력이 있고, 청소년기에 근시로 진단됐다면 녹내장 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