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우의 부루마블] 게임업계 '노조' 바람…독인가 득인가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노동조합(이하 노조) 설립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부당한 근무 환경과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을 갖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에 노조 출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일 넥슨 노조가 출범했고 5일엔 스마일게이트 노조가 만들어졌다. 모두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소속으로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로 불린다.

게임업계 노조 출범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크런치 모드(마감을 앞두고 퇴근 없이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와 같은 나쁜 관행을 없애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산업 및 종사자 규모를 감안할 때 늦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노조 설립의 시발점은 포괄임금제다. 주 52시간제가 시행됐지만, 포괄임금제가 유지된 것에 대한 불만이 노조 설립의 단초가 됐다.

게임업계에선 야간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하는 포괄임금제에 대해 찬반이 극명히 갈린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시간외근로가 사라진 상황에서 포괄임금제 폐지는 무의미하다"는 주장과 "제도를 통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노조 측은 포괄임금제 폐지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별개로 시간외근로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인건비 상승을 들어 포괄임금제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부 업체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할 경우 수당을 제외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사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뉜다. 포괄임금제 폐지와 사업 경쟁력 약화는 별개라는 주장과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출시 지연과 같은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걱정이 공존한다.

중견게임사 한 간부는 "포괄임금제 폐지와 같은 주장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면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한다.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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