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곳간' 된 클라우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서 벌어서 인공지능(AI)에 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아마존은 지난 1분기 510억달러(약 56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몫은 54억달러(약 6조200억원)로 전체 매출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확 달라진다.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 19억달러(약 2조1200억원) 중 70%가 넘는 14억달러(약 1조5600억원)를 AWS가 벌어들였다. 2분기에도 30억달러(약 3조3400억원)의 영업이익 중 16억달러(약 1조7800억원)를 AWS가 책임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부문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회계연도(2017년 3분기~2018년 2분기)에 1100억달러(약 122조7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나면서 매출 단위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IT 기업이 클라우드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것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AI나 빅데이터 사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사와 계약하는 순간부터 꼬박꼬박 ‘현금’이 들어온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AI 신기술 투자와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수합병(M&A)에 쓰인다. 클라우드 사업이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재무적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IT 공룡들이 클라우드 사업에 관심을 두는 또 다른 이유는 AI, 빅데이터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하는 비즈니스를 하려면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수다. AI 프로그램이나 빅데이터 분석 도구가 ‘잎’이라면 클라우드는 ‘줄기’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AI, 빅데이터 상품을 아예 클라우드와 번들로 묶어 판매하는 사례도 많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