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IBK경제硏
'혁신성공 사례집' 발간
동아알루미늄은 글로벌 고급 텐트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272억원 중 86.0%가 해외에서 나왔다. 동아알루미늄의 경쟁력은 타사 제품 대비 강도가 뛰어나면서 무게는 30% 줄어든 합금 소재에서 나온다. 라 대표는 “얼마나 싸게 생산해서 이익을 많이 낼지가 아니라 어떻게 최고의 제품을 만들지 끊임없이 되물은 결과”라고 말했다. ◆수요 있고, 경쟁자 없는 시장
중소기업중앙회와 IBK경제연구소는 3일 중소기업 혁신성공 사례집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이것이 혁신기업이다’를 발간했다. 동아알루미늄을 비롯해 혁신을 통해 성공한 32개 중소기업 스토리가 담겼다.
이들 기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소비자들이 원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진입하기 꺼리는 시장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용대출 전문 P2P(개인과 개인 간 금융거래) 업체 8퍼센트다. 이효진 대표는 “신용도가 중간 정도인 사람들도 제2·제3금융권의 연 20~30%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합리적인 금리’를 제안해 중위권 신용등급자에게 특화된 대출 상품을 출시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평균 이자 연 11%대인 8퍼센트의 누적 대출 취급액은 8월 기준 1560억5600만원으로 신용대출 P2P업계 1위다. 이 대표는 “시장 비효율의 개선이야말로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기반의 보험 서비스 ‘보맵’도 비슷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보맵은 앱(응용프로그램) 하나로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을 한눈에 살펴보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과도한지 알려주는 서비스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어떤 보험에 가입했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현재 이용자는 90만 명에 달한다.
인공지능(AI) 개발 기업인 수아랩은 제조공정의 최종 검사 단계에서 AI를 이용해 자동으로 불량품을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한 혁신기업이다. 이전에 결함이 있는 제품 이미지와 영상을 일일이 입력해야 그와 비슷한 결함 제품을 걸러냈다면, 수아랩의 ‘수아킷’은 AI가 결함 사례를 스스로 유형별로 분류하고 학습한다.
◆빠른 의사결정 가능한 조직문화
서울F&B는 매출 1000억원대로 올해 수출 10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는 품질관리를 위해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자 결재 과정에서 각 담당자는 24시간 내 모든 일을 결재해야 한다. 웬만한 현안도 대표 결재까지 2일이면 충분하다.
오덕근 대표는 “회사 규모와 조직이 커지고 있는 데다 제품 품질이 최우선인 회사 특성 때문에 상향식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천접착 테이프 제조업체 위더스코리아는 스마트공정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260% 가까이 향상시켰다. 2016년 100억원의 자체 재원을 투입해 자동래핑 설비 등 모든 공정을 자동화했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자동 두께 측정 장치도 도입했다. 안경남 대표는 “기계를 도입해도 70% 정도 만족하고 30%는 뭔가 불만족스럽다”며 “그 30%를 기존 직원과 공정에 맞게 최적화시킬 수 있느냐 여부에서 설비 자동화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