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업체 LG하우시스가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병을 재활용해 가구 표면에 다양한 모양과 질감을 표현하는 필름을 개발했다. LG하우시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Recycle) 가구용 필름’(사진)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2012년 페트를 활용한 가구용 필름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재활용 페트병을 원료로 한 필름 제품도 내놓게 됐다. 해외에서 페트병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가구용 필름을 개발한 기업은 일본 업체 한 곳뿐이다.

가구용 필름은 가구 소재인 합판(MDF/PB) 표면에 붙여 다양한 디자인을 표현하는 표면 마감재다. 나무 대리석 금속 등의 패턴과 유·무광 질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주방 싱크대, 옷장, 책상 등에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페트병 내 불순물로 인한 제품 색상과 품질의 편차, 합판과 가구용 필름 사이가 벌어지는 박리 현상 등의 문제로 재활용 페트를 가구용 필름 원료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LG하우시스는 재활용 페트의 분자 간 배열을 달리해 박리 문제와 색상 및 품질 편차를 해결해 국내 처음으로 양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LG하우시스는 전용 84㎡ 한 가구의 주방가구(싱크대)에 리사이클 가구용 필름을 적용하면 약 70개의 페트병이 재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연간 가구용 필름 생산량을 고려하면 1년에 약 1500만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강신우 LG하우시스 표면소재사업부장(전무)은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늘리고 있는 유럽과 북미의 가구업체 등에 리사이클 가구용 필름을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