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한 대표팀, 기념 촬영하며 기쁨 만끽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가 메달을 입으로 가져갔다.많은 금메달리스트가 하는 '메달 깨물기 세리머니'다.이종범(48) 한국 야구대표팀 코치에게는 매우 특별한 장면이었다.이 코치는 3루 더그아웃 앞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촬영했다.아시안게임 3연패에 성공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만든 가슴 찡한 장면 중 하나다.한국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3-0으로 꺾었다.9회초 마무리 정우람(한화 이글스)의 공에 지비키 유키의 배트가 밀렸다.공을 오른쪽으로 높이 떴고, 우익수 이정후가 공을 잡았다.순간 3루쪽 더그아웃에서 한국 선수들이 뛰어나왔다.그라운드 위 선수들도 마운드 근처로 모여 서로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주장 김현수(LG 트윈스)는 공을 들고 달려오는 '막내' 이정후와 진한 포옹도 나눴다.더그아웃에 모여 기념 촬영 등을 하던 한국 선수들은 시상식이 시작된 뒤, 다시 그라운드 위의 주인공이 됐다.정운찬 KBO 총재가 24명 선수 모두에게 금메달을 건넸다.선수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선동열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더그아웃 앞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시상식을 지켜봤다.특히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코치는 미소를 가득 담고 휴대전화에 시상식 장면을 담았다.아무래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의 표정이 더 풍부했다.불펜에서 힘을 실어준 함덕주(두산 베어스)는 금메달을 손에 쥐고, 메달이 뚫어질 듯 오래 바라봤다.대표팀 투수 막내 박치국(두산)은 "와, 메달 무거워"라며 신기해했다.이정후는 메달을 살짝 깨물었다.그리고 환하게 웃었다.시상식이 끝난 뒤, 한국 선수들은 자신들만의 축제를 열었다.일단 팀을 이끈 선동열 감독을 헹가래 쳤다.선 감독은 모처럼 크게 웃었다.단체 사진 촬영을 한 뒤, 삼삼오오 짝지어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이종범 코치도 이정후와 '평생 기억에 남을 사진 한 장'을 찍었다./연합뉴스
한국 근대5종에 16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안긴 전웅태(23·광주광역시청)는 "다음 목표는 올림픽"이라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전웅태는 1일 인도네시아 반텐주 탕그랑의 APM 승마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이번 우승을 올림픽 목표 달성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전웅태는 이날 첫 종목 수영부터 선두를 내달리며 합계 1천472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한국 근대5종이 아시안게임에서 16년 만에 가져온 남자 개인전 금메달이다.한국 근대5종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개인전 정상에 오른 정진화(29·LH)와 올해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전웅태를 필두로 '황금세대'를 열었다.두 선수에다가 이날 은메달을 획득한 이지훈(23·제주특별자치도청)까지 최근 국제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2년 뒤 도쿄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부풀리고 있다.첫 아시안게임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한 전웅태는 "한 번 더 성장한 것 같다"면서 "(이)지훈이와 함께 메달을 따 두 배로 기쁘다"고 말했다.승마 이후 5위로 떨어졌다가 마지막 복합경기(육상+사격)에서 역전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이지훈은 "승마에서 실수해 어렵지 않나 싶었는데, 올여름 훈련을 많이 했던 만큼 육상에서 자신 있게 나섰다"며 요인을 설명했다./연합뉴스
인천 아시안게임 선발전 탈락 아픔 딛고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金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오연지(28·인천시청)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때의 아픔이 그 눈물 속에 씻겨내려 갔다.오연지는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라이트급(60㎏) 결승에서 태국의 슈다포른 시손디(27)에게 4-1(29-27 28-28 27-29 29-27 28-28) 판정승을 거뒀다.5명의 부심 중 2명이 28-28로 똑같은 점수를 줄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다만 그 2명의 채점표에는 오연지에게 별(*)표가 붙었다.근소하게나마 오연지가 앞섰다는 표식이었다.경기 뒤 조마조마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오연지는 주심이 그의 손을 번쩍 들어 올리자 캔버스에 주저앉아 기도를 올렸다.태극기를 건네받아 링 주위를 돌며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말수가 극히 적은 데다 겁많은 성격의 오연지가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이었다.시상식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오연지는 "행복해서 미칠 것 같다"며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꿈이 이뤄져서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돌아보면 먼 길을 돌아왔다.오연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했다.당시 오연지의 세컨드이던 김태규 인천시청 코치는 링에 올라가 항의하다 5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김원찬 인천시청 감독 역시 김 코치와의 연대책임을 이유로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가장 큰 목표였던 올림픽 진출의 꿈도 이루지 못했다.오연지는 여자복싱이 처음 도입된 2012년 런던 올림픽 땐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선발대회 8강전에서는 또 한 번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되며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하지만 오연지는 억울한 판정 탓을 하는 대신 "내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졌다"며 더욱 이를 악물었다.그런 아픔을 딛고 출전한 첫 아시안게임이었다.결연한 각오로 이번 대회에 임한 오연지는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지고 노련해졌다.그는 16강, 8강, 준결승부터 결승까지 줄줄이 강적들을 만났으나 차례차례 무너뜨리고 한국 여자복싱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그는 "경기 전, 지든 이기든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며 "또 내 능력을 발휘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