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왼쪽),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왼쪽),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마켓인사이트 8월28일 오후 4시58분

웅진그룹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코웨이 인수에 나선다. 인수 후 코웨이 경영은 웅진그룹이 맡고 스틱은 재무적 투자자(FI)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구조다. 웅진그룹이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인수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코웨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당장 매각 협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코웨이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을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31일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이사회를 거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백기사 확보해 자금 부족 우려 해소

[단독] 웅진, 스틱과 손잡고 코웨이 되찾기 나섰다
웅진그룹-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웅진그룹이 50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조원을 분담한다. 웅진그룹은 주식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주식형 채권과 대출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투자금액은 스틱이 많지만 지분 투자자인 웅진그룹이 경영을 맡는 구조다.

웅진그룹은 올해 초 삼성증권과 법무법인 세종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2012년 12월 경영 악화로 팔았던 코웨이 인수 의향을 공식화했다. 웅진은 코웨이를 되사올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인수 가능성을 희박하게 봐왔다. 웅진그룹의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틱과 손을 잡음에 따라 자금력 우려는 다소 해소했다는 분석이다.

[단독] 웅진, 스틱과 손잡고 코웨이 되찾기 나섰다
스틱은 그동안 국내 기업이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때 여러 차례 FI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2014년 CJ그룹과 함께 조성한 ‘스틱-CJ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펀드’를 통해 중국의 룽칭물류, 브라질 세멘테스 셀렉타, 베트남 제마뎁 등에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한국콜마와 손잡고 CJ헬스케어를 공동 인수했다.

◆MBK와의 협상 남아

하지만 웅진-스틱 컨소시엄의 코웨이 인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에 대한 시각차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27.17%의 시장 가격은 28일 종가 기준(9만2300원)으로 1조8500억원가량이 된다. 국내 M&A에서 통상적으로 30% 안팎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것을 감안하면 인수 가격을 약 2조4000억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웅진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900억원에 불과하다.

MBK파트너스와 웅진그룹의 악연도 걸림돌이다. 웅진그룹은 2012년 MBK와 코웨이 매각 협상을 벌이던 도중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해 매각을 좌초시킬 뻔했다. 법원 중재로 거래는 성사됐지만 웅진그룹에 대한 MBK의 불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MBK가 코웨이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한 것을 두고 웅진그룹이 “우선매수자 동의 없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반발하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과 MBK 사이에는 해묵은 앙금이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스틱이 양측의 감정 골을 메우는 중재자 역할도 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