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모욕해온 트럼프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말 멋질 것" 밝히자 화답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그간 멕시코인을 자주 비하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멕시코를 존중하거나 최소한 모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이날 "그(트럼프 대통령)가 한동안 멕시코인을 언급하는데 매우 신중하고 불쾌한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존경심이 있으며 상황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금주 초에 암로를 향해 "그(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가 정말 멋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암로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이민, 국경장벽 등 분야에서 자주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단기적으로는 두 정상 간에 유화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포퓰리스트(인기영합주의자) 성향이 강한 암로는 선거운동 기간 미국과의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재정립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때문에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이민, 국경 문제 등에서 대립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는 물론 이후에도 틈나는 대로 멕시코인을 강간범 등으로 비하하며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국경장벽 건설의 당위성을 옹호해왔다.

암로는 또 멕시코가 미국과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개정을 위한 양자 협상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도 했다.

암로는 전날 정권 인수를 위해 회의를 하는 모습 대신 야구장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야구광인 암로는 축구가 지배하는 나라에서 야구를 진흥시키기 위해 멕시코 전역에 관련된 훈련 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암로는 오는 12월 1일 취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