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패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패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의 역할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성장과실을 배분하는 것"이라며 "금융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사회에서 괴리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23일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사회와 떨어져 있던 금융이 사회로 들어가 제자리를 찾고, 조화를 이뤄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 본연의 기능과 시대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으로 경제성장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과 빠른 고령화 현상, 경제 사회 양극화를 꼽았다.

윤 원장은 "금융업이 담보대출과 부동산금융에 치중돼 있고, 가계부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서민·취약 계층의 금융자산 형성도 부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사가 폐쇄적 지배구조 하에서 단기성장 중심의 경영을 지속하고, 부실한 내부통제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윤 원장은 "금융업은 소득 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며 "금융업이 신뢰받는 서비스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금융감독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금융감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영국의 경제·정치학자 월터 배젓(Walter Bagehot)의 말을 빌려 "물은 제일 낮은 곳을 채워 결국 평형을 이룬다"며 "금융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부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먼저 채우면 결과적으로 사회 발전,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 포용적 금융이 확대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짚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감독혁신 과제로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자영업자‧서민 등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금융감독 역량 강화 등을 밝힌 바 있다.

윤 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영업행위 감독·검사를 강화해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 간의 균형을 도모할 것"이라며 "금융안정 확보, 금융질서 확립, 소비자 보호 등 감독기구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