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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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인상, 즉시연금 지급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보험업계 주가가 우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보험업종지수는 오후 3시2분 현재 전날보다 50.75포인트(0.29%) 내린 17,414.0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21,000선을 웃돌던 지수는 올 들어 17.37%(16일 종가 기준) 하락해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추진 소식과 함께 반짝 반등하는 듯 했으나 금융당국의 인상 제동 움직임에 재차 약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2.51% 떨어져 지난달 중순 기록한 연중 최저수준(7월19일 17,355.26) 부근으로 되돌아왔다.

손해보험주의 경우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독립법인대리점(GA) 채널 중심의 사업비 시책 경쟁 심화 등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2분기 실적도 환헤지비용 증가 등에 따른 투자수익률 부진과 위험손해율 상승으로 현대해상 등 일부 회사를 제외하면 대체로 금융투자업계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손보업계에서는 손해율 악화를 사유로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지 않도록 감독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투자심리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겠지만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원가 인상분 반영에 따른 것으로, 원가 인상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반면 요율 인상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나 단기적으로는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상 이변에 따른 손해율 부담은 일회성이 아닌 근본적 변화로 해석해야 하고, 자동차보험이 아닌 장기보험에서의 경쟁격화, 자본 규제 강화에 따른 구조적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생명보험사들은 한·미 금리 역전으로 환헤지 비용이 증가했고 증시 하락으로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감소하며 대체로 2분기 경상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과 함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이 적게 지급됐다며 민원을 제기한 사람에 대해 미지급분을 일괄 지급하라고 한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거부한 데 이어 민원인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상태다. 한화생명 역시 '즉시연금 과소지급분을 지급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조정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국의 권고 기준으로 보험사가 추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삼성생명 4100억원, 한화생명 800억원, 미래에셋생명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금융소비자연맹이 즉시연금 가입자들을 모아 공동 소송을 낼 것이라고 나선 상황이다. 또한 윤석헌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취급을 받는 점에 대해 감독자로서 보호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윤 원장은 보험사에 대한 검사 의지를 밝혔고, 사업비 구조를 충실히 설명하지 않은 보험사 약관도 비판한 상황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 들어 26.50% 추락해 지난해 말 12만대였던 주가가 9만원대 초입으로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보험주 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 등을 고려하면 변동성 장세에서 돋보이는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속 시장에서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업종은 2분기 실적을 통해 지표의 안정화를 확인했고, 생명보험업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높은 기저효과를 마무리했다"며 "3분기에는 손해보험사 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보험업종은 사업비 안정과 손해율 부담 완화, 생명보험업종의 경우 기저효과 축소와 3분기 예정된 부동산 등 처분이익의 기여도 확대 가능성 등을 투자 매력 요인으로 꼽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