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를 성폭력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이번 재판을 이끈 조병구 판사가 관심을 받고 있다.

단국대 부속 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조 부장판사는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거쳐 2002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하며 법조계에 들어왔다.

이후 서울서부지법과 대전지법 공주·홍성지원 판사를 거쳐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지냈고 2014년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부장판사로 발령받아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1년 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행정법원에 근무하던 2012년에는 공보관을 맡기도 했다.
조병구 판사 [사진=연합뉴스]
조병구 판사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이었던 2015년에는 1년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이듬해 2월부터 2년 동안 '대법원의 입'이라 불리는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맡은 뒤 올해 2월 서울서부지법으로 전보돼 재판 업무에 복귀했다.

조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 민·형사를 막론하고 각종 법리에 두루 밝고, 사법정책 관련 기획·행정 능력도 인정받은 '엘리트' 판사로 평가받는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법리해석 능력이 탁월한 소수의 판사가 주로 맡는 자리이며 법원행정처 공보관은 사법정책 이해도가 높은 판사가 임명된다. 조 부장판사는 두 자리를 모두 거쳤다.

한편 조 부장판사는 안 전 지사의 선고 공판에서 판결문이 총 114쪽에 이른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느낀 고민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가 업무상 상급자에게 명시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마음속으로 (성관계에) 반대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 처벌 체계에서는 피고인(안 전 지사)의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는 성폭력 범죄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안 전 지사의 성폭력 혐의 사건은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성대)에 배당됐지만 김성대 부장판사가 과거 업무상 관계가 있었던 점을 들어 재판부 변경을 요청했고 인접 부서인 형사11부로 재배당됐다.
비서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서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