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 등 ICT 이용한 체험 콘텐츠가 특징
보는 TV에서 움직이는 TV로…호기심 자극
아이들나라 2.0 '생생체험학습'은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대표적인 놀이 플랫폼이다. 이날도 생생체험학습을 주로 체험했다. 직접 그린 그림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는 '내가 만든 그림책'이 가장 몰입도가 높았다.
우선 내가 만든 그림책을 실행하고 TV속 지시사항에 맞춰 아기돼지를 스케치북에 그렸다. 이후 내가 그린 그림을 스마트폰에 갖다 대자, 스케치북에 있던 그림이 화면 속으로 튀어나왔다.
이후 내가 그린 그림들은 TV에서 흘러나오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속도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내가 그린 돼지들이 화면에서 뛰어노니 신기함이 배가됐다.
디테일도 살아있었다. 내가 그린 돼지들의 팔 다리가 이야기 전개에 맞춰 구부려지기도 하고 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아기 돼지가 뛰어 갔어요"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이에 맞춰 그림의 팔과 다리가 뛰어가는 모양으로 변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려진 그림의 팔 다리 관절을 분절해 이야기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색칠한 물고기가 TV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물고기 그리기' 서비스다. 물고기 밑그림을 색칠해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화면 속에 나타나는 식이다. 화면에 나타난 물고기는 3D 입체 형상처럼 둥둥 바다 속을 헤엄쳤다. 이날 체험관에서 만난 한 어린이는 "내가 색칠한 물고기가 왜 저기 있지"하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물고기 그리기 서비스는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물고기 밑그림만 서비스 가능하다. 현재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5종의 물고기 밑그림만 인식한다. 밑그림을 프린트해 아이들이 색칠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물고기 종류는 차차 늘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룡이 뛰어노는 자연과학교실도 흥미로웠다. 손가락을 쫙 펴니 화면에 있는 공룡이 먹이사냥을 시작했다. 원리는 AR이다. 휴대폰을 바닥에 가져가니, 공룡이 나타났다. 화면속 공룡의 움직임을 멈추기 위해서 주먹을 쥐었더니, 공룡이 행동을 멈췄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외국어 놀이'는 네이버의 번역 AI '파파고'를 탑재했다. "나는 커서 기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리모컨 마이크에 말하니, 파파고가 알아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척척 번역해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외국어 놀이는 시청만 하는 영어 콘텐츠와 달리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힘을 기르는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들나라 2.0을 써보니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는 시대는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AR, VR을 통해 집에서 공룡과 만나고, 물고기와 만나는 시대에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뭘까 궁금해진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