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돌발 트윗'… "테슬라 상장폐지 검토"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사진)가 장기 경영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 주가는 반나절 만에 11%가량 급등했다.

머스크는 7일 낮 12시(현지시간)께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약 47만원)에 비공개 회사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금은 확보돼 있다”고 썼다. 팔로어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머스크는 “비상장사로 전환하더라도 주주들이 계속 남아있기를 바라지만 (주식을 팔기) 원하는 주주에게는 지금 주가에 20%의 프리미엄을 얹은 420달러에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아직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것은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간섭에서 벗어나 장기 전략에 따라 회사를 경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최근 보급형 전기자동차인 모델3 생산 차질과 신규 공장 설립에 따른 자금 투입 등으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주주들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오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매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상장기업은 단기 실적을 위해 장기적으론 옳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압박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 테슬라의 성장이 안정적인 단계에 올라서면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오전까지 주당 340달러대 초반이었던 주가는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오자 치솟기 시작해 10.99% 상승한 379.57달러에 마감됐다.

테슬라는 조만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상장폐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머스크는 온라인에서 농담성 발언을 자주 해왔지만 보링컴퍼니 설립 등 과거 굵직한 경영사항을 알릴 때 트위터를 이용했다. 더욱이 이날 공표한 사실이 허위라면 주가조작 행위라는 게 현지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