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최고봉 몽블랑…올 여름에만 8명 등산하다가 숨져
폭염에 알프스 몽블랑 눈사태 위험…등반자제령
유럽도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로 신음하는 가운데 프랑스 당국이 알프스의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Mont-Blanc) 등반 자제를 권고했다.

한여름의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눈·산사태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몽블랑을 관할하는 프랑스 오트사부아 지방과 생제르베 시는 6일(현지시간) 구테 루트를 통한 몽블랑 등반은 폭염으로 인한 눈·산사태 위험이 커졌다면서 등반 자제를 권고했다.

두 행정기관은 공동 보도자료에서 "몇 주 전부터 폭염과 건조함으로 인해 구테 루트에서 바위가 부서져 내리는 것이 관측됐다"면서 "날이 갈수록 이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가이드와 동반해 산행하는지와 관계없이 몽블랑 등반을 미루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에 걸쳐 있는 알프스산맥의 몽블랑 산은 해발 4천807m의 서유럽 최고봉으로, 전 세계에서 프로 산악인들뿐 아니라 아마추어 산악인들까지 끊임없이 등반에 도전하는 명산이다.

구테 루트는 몽블랑을 등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루트로, 성수기 시즌인 6월부터 9월까지 많은 산악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러나 만년설 지대에는 크레바스(얼음이 갈라진 틈)들이 잠복해있고, 악천후 등으로 경험이 풍부한 산악인들도 조난과 실종,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

오트사부아 지방에서 올여름 시즌에만 18명이 알프스를 오르다가 목숨을 잃었는데, 이 중 절반가량인 8명이 모두 몽블랑을 등반하다가 변을 당했다.

작년 8월에도 30대 한국인 남성이 몽블랑을 오르다 조난한 지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다.

몽블랑을 오르다 목숨을 잃는 사람이 계속 생기자 생제르베 시 당국은 작년 8월 모든 등산객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인 구테 루트를 통해서만 몽블랑을 등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를 강타한 폭염은 7일까지 이어지다가 8일부터 서서히 위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