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작년 말 중국 등을 제치고 어렵게 따낸 영국 원자력발전소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했다. 탈(脫)원전을 추진하면서도 원전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목표가 빛이 바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영국 무어사이드원전 건설사업의 수익성 등에 대해 영국 정부 및 일본 도시바와 협의해 왔으나 최근 우선협상자 지위가 해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무어사이드원전 개발사업권을 가진 뉴젠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사업 참여 조건을 놓고 협의가 장기화하자 도시바는 “다른 업체와도 협의하겠다”며 지위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와 한전은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을 중심으로 한 협상팀을 런던에 긴급 파견하기로 했다. 무어사이드원전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21조원 규모로, 차세대 원자로 3기를 짓고 직접 운영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