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가 올해 2분기 이동전화(무선사업) 수익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하반기도 낙관하지 못할 상황이 됐다. 보편요금제 법안 도입이 논의될 예정이고 선택약정할인,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한 영향이 지속돼서다.

업계의 고민은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다. 내년 3월 5G상용화를 위해서 최소 30조원의 투자금액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요금제 인하에 대한 압박이 현실적으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LG유플러스의 이동전화 수익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KT는 오는 4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2조5000억원(이하 구회계기준)의 이동전화 수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떨어진 수준이다.

LG유플러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2분기 1조4016억원이었던 무선수익(기본료+통화료+부가서비스+매출할인+데이터)은 올해 2분기 1조3425억원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4.2% 감소한 수준이다.

이동전화 수익의 감소가 올해 2분기 이통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선택약정할인율 증가(20→25%), 취약계층 요금감면 부담이 직접적 타격을 줬다는 얘기다.

특히 이동전화 가입자 비중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은 직격탄을 맞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보다 18% 떨어진 영업이익 3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5G 투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계속된 요금감면 정책 때문에 5G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DB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5G 상용화와 2022년 전국망 구축 로드맵을 고려했을 때, 이통3사의 5G 관련 투자는 2018년 말부터 3~5년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3사가 4G를 도입했을 때 2011~2014년 연평균 설비투자(CAPEX) 규모는 7조4000억원이었고, 4개년 총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약 18%였다. 신은정 연구원은 "2019년부터 설비투자 증가율은 3사 모두 두자릿 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5G가 고주파 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인만큼 도달거리가 짧아 망 투자 비용 증가분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음을 고려하면 4G때보다 설비투자 규모가 상회할 것"이라며 "5G 상용화 로드맵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4G 설비망 보수와 5G 구축 초기 비용 지출이 시작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수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5G 투자가 들어간다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 않겠나"라며 "현재 상황이라면 투자 상황 여력이 부족해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