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葬)으로 엄수됐다.
고인의 운구차량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해 오전 10시 국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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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발인 직전까지 지난 5일 간 빈소를 다녀간 조문객은 3만8천700여 명이다.
국회 본청 앞 한쪽에는 19명의 국회 여성 청소근로자가 줄을 서 고인을 맞았다.
노 의원은 매년 여성의 날(3월 8일)이면 이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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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내리쬔 불볕에도 영결식에는 장의위원인 동료 국회의원들과 각계 인사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2천여 명이 모여 고인과 마지막 작별의식을 치렀다.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제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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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라며 애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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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은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며 "당신은 여기서 멈추었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애도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조사에서 "대학생 노회찬은 노동해방을 위해 용접공이 되어 인천으로 향했고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정치 단체들을 두루 이끌며 청춘을 바쳤다"고 회고하고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만들고 키워온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다"며 울먹였다.
이 대표는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조문 기간 백발이 성성한 어른께서 저희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했다"며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오랜 동지였던 고인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심 의원은 "지금 제가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칠흑 같은 고독 속에 수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라며 결국 참던 울음을 터트렸다.
심 의원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나의 동지여.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라며 "혼자서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을 당신이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를 위해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다", "아름답고 품격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해 국민의 더 큰 사랑을 받겠다", "당신을 잃은 오늘,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라며 내내 흐느꼈다.
이후 금속노동자 김호규 씨의 조사 낭독에 이어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울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영상물에는 고인이 직접 작곡한 '소연가'를 부르는 육성도 담겼다.
서정주 시인의 수필에서 노랫말을 딴 후 고인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조사를 읽은 데 이어 대법원장과 여야 대표, 동료 의원들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영결식은 1시간 만인 오전 11시께 끝났다.
유족과 동료 의원들은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사무실에 들러 노제를 지내기 위해서였다.
의원회관 510호실로 그의 영정과 위패가 도착하자 이정미 대표와 추혜선·윤소하 의원 등 동료 의원들은 또 한 번 오열했다.
고인은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됐다.
20일(현지시간) 필리핀 관광지인 앙헬레스에서 오토바이를 탄 강도에 의해 한국 관광객 1명이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외교부는 이날 "필리핀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리핀 경찰 당국에 신속한 수사 요청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필리핀 앙헬레스 코리아타운에서 한국인 한 명이 오토바이를 탄 무장 강도로부터 총에 맞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사진)은 20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맞서 싸우지 않겠다”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6월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의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데 대한 우려에는 “나의 권한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비롯된다”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안보 문제를 논의할 명확한 틀이 없다”고 말했다.FT는 한 권한대행이 “사안의 성격에 따라” 주한미군 방위비 협정을 다시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로선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어떠한 협상 제안도 없으며 어떤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맞서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산업 역량, 금융 발전, 문화, 성장, 부는 미국의 도움 덕분”이라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와 기술 이전, 투자, 안보 보장 등이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우 편리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했다.배성수 기자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후보자들은 첫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및 탄핵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들은 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향해 한목소리로 공격하기도 했다.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은 A조(김문수·안철수·양향자·유정복 후보)와 B조(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로 나눠 각각 19일과 20일 서울 강서구 ASSA홀에서 토론회를 벌였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후보와 안 후보는 비상계엄 선포의 불법성을 부각했다. 한 후보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고 그래서 앞장서서 막았다”고 했고, 안 후보는 “민주당이 우리를 ‘계엄 옹호당’이라고 하는 것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후보들은 한 후보 등을 향해 공세를 폈다. 홍 후보는 “실질적으로 (계엄에 따른) 피해가 없었다”며 “두 시간짜리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이 후보 역시 “왜 경솔하게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냐”고 한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무슨 내란이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은) 민주당의 30번에 걸친 줄탄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경선이 본격화하면서 후보 간 공격 수위도 높아졌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그동안 좋은 자리도 많이 하셨는데 보수 통합을 위해 이번에 대통령 후보는 그만두시고 헌신하라”고 겨냥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