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왼쪽 줄 끝에서 여섯 번째)과 BNK금융그룹 임직원들이 부산 문현동 본점에서 지난 6월 ‘제9차BNK미래정책토론회’를 열고 그룹 현안과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제공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왼쪽 줄 끝에서 여섯 번째)과 BNK금융그룹 임직원들이 부산 문현동 본점에서 지난 6월 ‘제9차BNK미래정책토론회’를 열고 그룹 현안과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제공
부산·경남지역 대표 금융그룹인 BNK금융그룹은 총자산 107조원(지난해 말 기준)의 국내 5대 금융그룹이다. 부산은행을 주축으로 2011년 국내 첫 지역금융그룹을 출범하고 2014년 경남은행, 2015년 BNK자산운용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현재 자회사 8개, 손자회사(해외 현지법인 포함) 3개, 임직원 8200여 명을 두고 있다. 순이익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순이익 4031억원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 순이익도 역대 최대(분기 기준)인 2073억원을 기록했다.

BNK금융그룹은 올해 그룹포트폴리오 재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의 확산에 따라 향후 금융산업은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하는 은행 중심의 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음을 경고한 말이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로 경쟁력 제고

BNK금융, 내부 혁신으로 '수익·안정' 두마리 토끼 잡는다
김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BNK금융그룹의 손익 가운데 비은행 부문 수익은 13.6%, 비이자 수익 규모는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5% 수준에 불과했다. 김 회장은 이런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자 자산관리(WM), 기업투자은행(CIB), 글로벌, 디지털 금융 등 그룹 4대 핵심사업부문을 선정했다.

BNK금융그룹은 WM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글로벌 독립 리서치 기관인 캐나다 BCA리서치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그룹 내 WM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그룹 WM사관학교를 개설하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70여 명의 자산관리 전문가를 양성했다. 그룹 내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해 WM상품 지원체계도 구축했다. 더불어 올해 안에는 자산설계 고도화를 위한 자산관리자동화 플랫폼,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WM분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는 9월까지 새로운 그룹WM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그룹은 지주 중심의 CIB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 중이다. ‘부울경 CIB센터’를 설립해 도움이 필요한 동남권 기업에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서울 CIB센터를 별도로 설립해 PI 투자 및 대체투자 확대, 리서치 기능 강화 등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부문 강화도 BNK금융그룹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4월 부산에 디지털혁신센터를 열어 미래 핵심 기술의 평가 및 도입 방안을 연구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산학협력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각종 모바일 플랫폼을 하나로 엮는 그룹통합모바일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BNK금융그룹의 핵심 경영 전략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데다 금융사 간 경쟁이 심해져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부산은행은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 베트남에 지점 한 개씩을 두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 사무소를 추가로 개설했다. 미얀마 양곤과 인도 뭄바이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무소를 포함하면 동남아시아에 둔 사무소만 총 3개다.

BNK캐피탈도 2014년 3월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소액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라오스에 국내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리스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와 진출 방안을 모색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극 대응하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내부 안정 도모

김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뒤 기존 지주 회장이 겸직 중이던 부산은행장과 지주 및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을 모두 분리했다. 더불어 그룹 회장 및 계열사 대표 3연임 불가 원칙을 정립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경영을 강조했고, 전결권 하부이양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부실을 방지하고 투명하고 건전한 영업관행 정착을 위해 다양한 자구책도 마련했다. 2017년 12월에는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된 백년대계위원회를 출범했으며 부실방지를 위해 실무자와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부실방지 토론회 개최는 물론 그 결과물을 부실백서로 발간·배포해 건전한 여신관행을 정착시키려 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건강 및 지식 마일리지를 도입해 건강과 지식 함양에 방점을 두고 인재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룹 임직원과 함께 취임 후 지리산 종주를 포함, 14차례나 자율산행을 했다. 올 들어 10차례의 미래정책토론회를 열어 임직원들과 그룹 현안에 대해 격의 없이 토론하고 있으며, 회장 직속의 그룹인재개발원을 신설하고, 유수 해외 MBA 입학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금융감독원의 금융감독혁신과제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가계부채 총량관리와 차주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관행을 정착해 여신 구조의 개선을 추진하고 자영업자·중소기업·저소득·저신용자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종합 지원 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금리 및 수수료 결정체계 합리화를 통해 불건전 영업행위를 근절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시스템 및 민원 분쟁 인프라를 확충해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