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예결위 등 인기상임위 배분 기준 놓고 잡음

"누구는 넣고, 누구는 빼고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다."

자유한국당 내 상임위 배정을 놓고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이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토교통위에 지망했는데 결국 밀려난 것 같다"며 뱉어낸 불만이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간 제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끝났지만 한국당에서는 이렇게 당 소속 의원 간 상임위 배분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희망 상임위에 소속되지 못하거나 전공도 무시됐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특히 예산이나 지역 현안 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예산결산특별위나 국토교통위 등 이른바 '노른자' 상임위는 하늘의 별 따기여서 원내지도부와 친소 관계에 따라 갈린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경남 지역의 중진 의원 측은 통화에서 "원내지도부 측에서 일언반구 말도 없이 1·2·3 지망 어디에도 쓰지 않은 상임위에 배정해 놨다"며 "다선은 원하는 상임위에 넣어주는 관례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원내지도부 중 일부가 국토위와 예결위에 모두 들어간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원내지도부면서 알짜 상임위를 두 개나 차지한 것은 '특혜'라는 시각이다.

이번 상임위 배정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전공'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주거 전문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현아 의원의 경우 전반기에는 국토위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집요하게 따졌지만, 후반기 상임위는 교육위와 여가위를 맡았다.

김 의원 측은 "부동산·주거 분야의 전문적 정책 역량을 살릴 수 있는 국토위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전문 분야와는 다소 상관이 없는 교육위에 배정돼 어리둥절하다"고 밝혔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십수년 국회생활을 하면서 이번처럼 상임위 배정 과정에서 말이 많이 나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원내대표가 의원들 모두의 지망을 하나하나 따져보기 힘들었다면 실무 과정에서 좀 더 소통하며 조율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내지도부에서는 제한된 정수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상임위에 모두 들어갈 수 없는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지망도 안 했는데…" 한국당 의원들, 상임위 배분 '볼멘소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