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 연임… 다시 도마에 오르나

계속되는 지배구조 '압박'

지배구조 전담검사역制
내년 상반기에 도입키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 건전경영을 위한 감시·견제 장치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감독 수위를 높이겠다”고 9일 밝혔다. 금융계는 윤 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따라 금감원이 특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적정성 여부를 다시 따져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윤 원장은 “논란이 제기됐던 ‘셀프연임’ 억제 등을 위해 CEO 선임절차 개선 및 경영승계 계획 마련 등에 초점을 둬 집중 점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최흥식 원장 시절인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을 놓고 하나금융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최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연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김 회장의 3연임을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윤 원장은 CEO 연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면서도 “지배구조와 채용문제에선 절차적인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올 4분기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전담하는 전문검사역 제도도 내년 상반기 도입된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같은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자 신고 등을 활성화해 금융사 내부통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다만 과도한 시장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금융사의 자율성을 적극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또 “신(新)금융서비스 도입 등 금융사 혁신과 관련한 사안은 고의 및 금품수수 등의 부정행위가 없는 한 임직원 면책을 적용하거나 금융사 자율제재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