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P2P 대출업체들의 연체 및 파산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작년에 머니옥션과 골든피플이 파산 또는 회생절차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아나리츠, 더하이원펀드, 오리펀드, 헤라펀딩 등도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3월부터 P2P 대출업체들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서 지난 달 P2P 대출업체들에 대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배포하고 투자자들에게 보다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자 언론들은 앞다투어 “P2P 대출이 핀테크의 첨병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P2P 대출이 서민들의 발등을 찍고 있다”는 등의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P2P 대출과 관련한 사건 · 사고는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다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느낌이고, 이에 아직 초창기 단계에 있는 P2P 대출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 P2P 대출업체들에 대한 현장점검 결과

P2P 대출업은 10~20%대의 중금리 대출시장 플레이어이다. 이들 중금리 대출시장의 경쟁상대로는 저축은행과 일반 대부업체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저축은행의 경우 상호저축은행법에서 지역에 따라 40억원에서 120억까지의 자본금을 구비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대부업체의 경우에도 금융위원회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산규모가 100억원을 초과하여야 하며, 최근 대형 대부업체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사례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비하여 P2P 대출업의 경우 P2P 연계 대부업체들에 한하여 3억원의 자본금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이마저도 작년 8월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본금 요건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라 그 전까지는 자본금 요건도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누구나 쉽게 P2P 대출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결국 P2P 대출업체는 중금리 대출 시장의 다른 플레이어들과 비교해서도 자본과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특히 최근 설립된 소형 P2P 대출업체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금융감독원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P2P 대출업체의 평균 임직원 수는 10.5명이고, 심사인력 수는 3.7명 수준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와 같은 자본금과 인력의 부족 등으로 대출 심사나 운영이 부실해질 가능성은 높을 수 밖에 없으나, 이와 같은 자본과 인력의 부족은 시장 형성 초기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고, 시장 규모가 커짐으로 인하여 점차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일부 P2P 대출업체의 모럴헤저드에 있다. 사고가 난 일부 P2P 대출업체의 경우 당초 인터넷을 통해 광고하였던 것과 다른 곳에 대출이 나가거나 심지어 아예 대출이 나가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일부는 대표이사가 회사 돈을 횡령하는 사건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P2P 대출업체 또한 엄연한 금융업의 일부임을 생각한다면 고객 자산에 대한 선량한 관리와 이를 통한 고객 신뢰가 생명인 금융산업에서 이와 같은 행동들은 산업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된다.

그 밖에도 이번 금융감독원 현장조사에서는 ① PF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데도 이를 알지 못한 채 대출이 실행되어 대출금 전액의 부실이 발생한 사례, ②일부 고위험 대출과 관련한 투자자 유치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경품 과다제공, 허위공시, 투자위험 미공시 등 불건전 영업행위 사례, ③차주에게 사실상 장기(예: 12개월)로 대출하면서 투자자에게는 단기(예: 3개월)로 조달받아 직전 투자자에게 원금을 상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사례, ④P2P 대출업체가 부실화되더라도 청산에 관한 기준이 없어 원리금이 정상 상환되고 있는 대출채권이 대부업자에게 매각되거나 상환금이 다른 투자자에게 배분될 위험성이 높은 사례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 P2P 대출은 계속 성장할 것.. 이번 사건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

최근 드러난 이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P2P 대출업이 소멸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P2P 대출업은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P2P 대출은 저축은행 등에서도 잘 취급하지 않는 3개월 미만의 단기 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이 가볍기 때문에 대출 실행 여부에 대한 결정이 빠르고, 기존 금융권에서의 경직된 담보평가 및 상환능력 검토를 보다 유연화 하였기 때문에 대출자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상품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기존 금융권의 이자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투자할 만한 충분한 유인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쌍방의 니즈(needs)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다소 주춤한 P2P 대출 시장은 앞으로 그 규모를 계속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번에 터진 일련의 P2P 업체들의 사건 · 사고들은 성장통이라고 생각되며, 특히 시장에서의 옥석을 가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몇몇 사업자들의 일탈 행동으로 인하여 지금도 열심히 투자상품 개발 및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대다수의 P2P 대출업자들까지 매도당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P2P 대출회사들의 경영상황을 P2P 협회 등을 통해 공시하고 이를 금융당국이 주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P2P 대출회사 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한편, P2P 대출회사들 또한 보다 치열해진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빅데이터 이용 등 각종 IT기법들을 이용하여 부실율을 낮출 뿐만 아니라 새로운 틈새상품을 개발하여 실력으로 고객들을 유치하는 노력들을 계속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대 · 내외적인 노력들이 계속 유지된다면 몇 년 후에는 지금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는 상황이 아니라 규모 또는 내실 면에서 우량기업들만이 살아남는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P2P 대출회사가 파산을 선언하는 경우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갚고 있던 대출자에게 갑작스런 원금 상환 요청이 들어오거나 부실화된 대출채권이 헐값에 매도됨으로써 투자자들이 과도한 피해를 입게 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P2P 대출회사의 파산 시 적용될 수 있는 리파이낸싱(Refinancing) 절차, 추심 권한의 제3자에의 위임 등에 관한 내용들을 사전에 미리 정해 놓음으로써 각 당사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대출자나 투자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P2P 거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도형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학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행정법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로스쿨 졸업(LL.M.)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 제7기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7기 수료

경력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한국금융연수원 교재집필 위원(리스실무)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스타트업·규제혁신 특별위원회 위원한국석유공사 계약심의위원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