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휴톰 대표 “인공지능 수술 영상 플랫폼 개발…수술 성공률 높이고 합병증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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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처럼 수술에 도움
“수술시간 크게 단축…2021년 상용화”
“수술시간 크게 단축…2021년 상용화”
배를 열고 내장을 다루는 개복수술은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소요시간이 3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숙련도가 낮으면 원하는 위치까지 수술도구를 넣기 위해 지방조직 등을 절개하는 일을 매우 천천히 할 수밖에 없다. 혈관이나 기타 중요한 기관을 잘못 자르지 않기 위해서다.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면 그만큼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반면 숙련도가 높은 의사는 혈관 등이 어디 있는지를 훨씬 잘 알아보기 때문에 원하는 위치까지 비교적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만약 혈관과 장기가 어디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숙련도가 낮은 의사도 수술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휴톰이다. 이종혁 휴톰 대표(52·사진)는 "수술 전 환자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부위를 입체영상(3D)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수술 어시스트 플랫폼'(가칭)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플랫폼으로 사전에 수술 과정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수술 중에도 플랫폼이 영상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잘 안보이는 위치를 수술할 때 참고할 수 있다"며 "복개 수술을 할 때 가스를 넣어 배를 부풀리는데 이 때 바뀐 장기의 위치나 수술 중 도구의 움직임 등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992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스탠포드대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액센츄어컨설팅 시니어컨설턴트, 인터베스트 상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전무 등을 거쳐 지난해 휴톰을 창업했다. 이 대표는 "형우진 연세암병원 위암센터장이 관련 연구를 오래 했는데 당시 형 센터장이 회사를 만들고 함께 운영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며 "소개를 받아 대표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영상을 믿고 수술 부위를 절개했다가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냐"는 물음에 "영상은 참고자료이고 중요한 처치를 할 때는 의사가 직접 몸 속에 넣은 카메라를 보고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최소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영상과 실제의 오차는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혈관 등 중요 부분 근처까지는 영상을 보고 단번에 절개할 수 있다"며 "예컨대 지방조직을 절개할 때 플랫폼 영상이 4㎝ 깊이에 혈관이 있다는 걸 알려주면 3㎝ 정도까지는 이 영상을 보고 한번에 절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플랫폼이 없으면 표면부터 지방조직을 매우 조금씩 절개하며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수술 전과 수술하는 중간 뿐만 아니라 수술 뒤에도 플랫폼이 사후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플랫품은 수술을 하는 모든 과정을 기록한다. 때문에 수술이 잘못됐을 때 플랫폼의 기록을 되짚어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수술이 잘 됐을 때 역시 기록을 활용해 회복 등 사후 관리에 도움을 준다. 나아가 다음 번 환자는 어떻게 수술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한다.
이 대표는 "수술 과정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어떻게 해야 합병증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플랫폼을 사용하는 와중에도 AI는 계속 스스로 학습해 판단 정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오는 9월께 플랫폼의 시제품이 완성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께에는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일이 잘 풀리면 2020년 하반기에는 임상을 마치고 이듬해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플랫폼과 관련해 국내에서만 7개의 특허를 등록했고 10개를 출원했다. 정부 지원금을 6억원 받았고 민간 투자를 41억5000만원 유치했다. 세브란스병원에 의료 관련 자문을, KAIST에 인공지능 관련 자문을, 서울여대에 디지털화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등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정식 자문 계약을 맺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면 그만큼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반면 숙련도가 높은 의사는 혈관 등이 어디 있는지를 훨씬 잘 알아보기 때문에 원하는 위치까지 비교적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만약 혈관과 장기가 어디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숙련도가 낮은 의사도 수술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휴톰이다. 이종혁 휴톰 대표(52·사진)는 "수술 전 환자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부위를 입체영상(3D)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수술 어시스트 플랫폼'(가칭)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플랫폼으로 사전에 수술 과정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수술 중에도 플랫폼이 영상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잘 안보이는 위치를 수술할 때 참고할 수 있다"며 "복개 수술을 할 때 가스를 넣어 배를 부풀리는데 이 때 바뀐 장기의 위치나 수술 중 도구의 움직임 등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992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스탠포드대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액센츄어컨설팅 시니어컨설턴트, 인터베스트 상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전무 등을 거쳐 지난해 휴톰을 창업했다. 이 대표는 "형우진 연세암병원 위암센터장이 관련 연구를 오래 했는데 당시 형 센터장이 회사를 만들고 함께 운영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며 "소개를 받아 대표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영상을 믿고 수술 부위를 절개했다가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냐"는 물음에 "영상은 참고자료이고 중요한 처치를 할 때는 의사가 직접 몸 속에 넣은 카메라를 보고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최소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영상과 실제의 오차는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혈관 등 중요 부분 근처까지는 영상을 보고 단번에 절개할 수 있다"며 "예컨대 지방조직을 절개할 때 플랫폼 영상이 4㎝ 깊이에 혈관이 있다는 걸 알려주면 3㎝ 정도까지는 이 영상을 보고 한번에 절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플랫폼이 없으면 표면부터 지방조직을 매우 조금씩 절개하며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수술 전과 수술하는 중간 뿐만 아니라 수술 뒤에도 플랫폼이 사후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플랫품은 수술을 하는 모든 과정을 기록한다. 때문에 수술이 잘못됐을 때 플랫폼의 기록을 되짚어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수술이 잘 됐을 때 역시 기록을 활용해 회복 등 사후 관리에 도움을 준다. 나아가 다음 번 환자는 어떻게 수술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한다.
이 대표는 "수술 과정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어떻게 해야 합병증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플랫폼을 사용하는 와중에도 AI는 계속 스스로 학습해 판단 정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오는 9월께 플랫폼의 시제품이 완성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께에는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일이 잘 풀리면 2020년 하반기에는 임상을 마치고 이듬해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플랫폼과 관련해 국내에서만 7개의 특허를 등록했고 10개를 출원했다. 정부 지원금을 6억원 받았고 민간 투자를 41억5000만원 유치했다. 세브란스병원에 의료 관련 자문을, KAIST에 인공지능 관련 자문을, 서울여대에 디지털화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등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정식 자문 계약을 맺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