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개소세 인상 권고… 전기료 오르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상안도 권고했다. 전력생산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는데도 세율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전력 생산량의 44%가량을 차지하는 석탄에 세금을 중과하면 가정·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정특위가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안을 꺼낸 것은 현행 에너지 세제가 ‘오염자 부담원칙’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유연탄의 총 환경피해 비용(발전량 기준)은 ㎾h당 68.81원으로, LNG의 20.98원과 비교하면 3배를 웃돈다.

정부는 유연탄에 대한 제세부담금을 꾸준히 높였지만 여전히 LNG보다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LNG는 개별소비세가 ㎏당 60원이며, 관세 3%가 추가로 붙는다. 수입부과금 명목의 별도 부담금(㎏당 24.2원)도 있다.

이에 비해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는 ㎏당 평균 36원으로, LNG 대비 60% 수준이다. 이마저도 지난 3월까지는 ㎏당 30원이었다. 유연탄에는 관세와 수입부과금도 붙지 않는다. 재정특위 측은 “국민 부담을 고려해 LNG 세금을 동결 또는 인하할 수 있지만 유연탄은 세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석탄 발전량 비중은 작년 기준 43.6%로, 전체 에너지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원자력(26.8%) LNG(22.7%) 신재생(4.4%) 수력(1.3%) 유류(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발전용 석탄은 유연탄과 무연탄으로 나뉘는데, 유연탄 비중이 98.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연탄의 연료 효율이 훨씬 높아서다. 한국에선 유연탄을 대부분 중국 호주 러시아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정부가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를 올리면 전기요금 인상을 압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발전업체 관계자는 “원자력과 함께 원가가 가장 낮은 유연탄의 발전 비용이 올라가면 당연히 전기요금에 어느 정도 전가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조금씩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탈(脫)원전 정책 목표를 맞추기 위해 지난달 월성원전 1호기를 36년 만에 조기폐쇄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발전소 출력을 최대 80%로 제한하는 ‘상한 제약’도 오는 10월 도입하기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