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공동 구매' 적용… 수수료 70%이상 저렴하죠"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100만원을 송금하려면 시중은행에서는 송금 수수료 외에 중개·수취은행 수수료 등이 붙어 6만~7만원가량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하지만 센트비를 통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1만7000원만 내면 되죠.”

최성욱 센트비 대표(사진)는 3일 기자와 만나 “여러 건의 소액 송금을 모아 한꺼번에 보내는 ‘풀링’ 방식으로 해외 송금 수수료를 크게 줄였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센트비는 3000달러(약 340만원) 이하의 소액 해외송금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일종의 ‘공동 구매’ 방식을 송금 서비스에 도입해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여러 건의 송금을 하나로 묶어 보내면 건별로 발생하는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해외송금 '공동 구매' 적용… 수수료 70%이상 저렴하죠"
최 대표는 “빠른 업무 처리를 위해 해외 제휴 은행에 미리 목돈을 보내놓은 뒤 고객이 송금을 요청하면 현지에서 곧바로 돈을 지급하는 ‘프리펀딩’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고객들의 송금 요청을 한 건, 한 건 모아서 일정액이 채워지면 보내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송금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프리펀딩 방식을 통한 송금은 1시간 이내에 처리된다.

센트비는 중국과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주요 고객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다. 최 대표는 “국내에 22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가 있다”며 “이들이 월평균 120만원 정도를 송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란 뜻이다.

센트비는 동남아 금융 환경을 고려해 수취 방법도 다양화했다. 현지 은행뿐만 아니라 일종의 전당포 같은 ‘캐시픽업’ 전문점 등과 제휴를 맺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필리핀의 ‘세부아나’와 같은 캐시픽업 업체는 현지 은행보다 지점이 더 많다”며 “전국 어디서나 쉽게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을 통해 자택으로 돈을 전달하는 ‘홈 딜리버리’와 같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최 대표는 “하반기 해외에서 국내로, 해외에서 다른 해외국으로 송금하는 서비스와 결제대행 솔루션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수도권 외 주요 도시에 오프라인 고객센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트비는 앞서 2016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가 정식으로 소액송금업 제도를 마련하면서 관련 법규를 지키기 위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해야 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관련 인허가 절차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서비스를 재개했다.

최 대표는 “올 들어 매달 송금액이 30%가량씩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누적 송금액 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