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 기술 수준 과장말라"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언론에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과장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지나친 홍보가 서방 선진국의 경계심을 키웠고 미·중 통상 갈등의 원인으로도 작용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총 세 차례로 예정된 시리즈의 첫 사설을 통해 “언론의 거만하고 냉소적인 보도를 바로잡기 위해 시진핑 총서기가 ‘간결하고 실용적이며 신선한’ 사조(詞藻)를 천명했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최근 ‘미국이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 ‘일본이 경외심을 품고 있다’ ‘유럽은 이제 (중국의 성취를) 원통해 한다’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많은 클릭 수를 얻고 있다며 “격정적인 내용의 이런 기사들 대부분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일부 기사는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1위라고 주장한다”며 “제멋대로인 데다 과장도 심해 다른 국가가 중국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띄우기식’ 보도가 결과적으로는 중국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감정을 자극하고 편견을 퍼뜨리려는 고집스러운 시도는 대중을 오만함과 단편화된 정보에 기반한 자아도취의 악순환에 가둘 것”이라고 우려했다.

팡중잉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 지도부가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 방향이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23일 열린 중앙외교정책업무회의에서 “국제 형세를 파악해 올바른 역사관과 대국관, 역할관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주변 국가들과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