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익률이 급락한 브라질 펀드와 채권을 저가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상전쟁과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 주식형 펀드는 최근 석 달간 24.06%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16.51%), 중국(-8.25%) 등 신흥국 펀드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긴 했지만 브라질 펀드의 손실이 유독 컸다. 정치 혼란, 트럭기사 파업, 글로벌 통상전쟁 등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겹친 탓이다.

작년 이후 국내에서 5조원어치가 넘게 팔린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도 뚝 떨어졌다. 원·헤알 환율이 폭락한 영향이다. 브라질 채권은 환헤지(위험 회피)를 하지 않기 때문에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익률도 떨어진다. 원·헤알 환율은 지난달 말 헤알당 277원 선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9월 투자에 나섰다면 환차손만 약 20%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와 은행에는 브라질 채권과 펀드 환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반대로 저가매수 문의도 함께 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브라질 채권 특성상 원·헤알 환율이 올라가면 매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역발상의 관점에서 급락 시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은 크게 둘로 나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 격화 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헤알화 약세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국면인 만큼 추가 매수는 아직 이르다”고 조언했다.

반면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조한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2015년 헤알화 급락 당시 -3% 중반이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오는 10월 대선까지 정치 상황을 관찰하며 분할 매수하는 쪽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