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철도차량 생산 업체인 현대로템이 대만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내고 있다. 이달 들어 대만에서만 1조4522억원 규모의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대만이 최근 노후 철도를 현대화하는 사업에 나선 만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대만 타오위안시가 발주한 5424억원 규모의 녹선 무인 경전철 80량 납품 사업을 수주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 4일 대만철도청이 발주한 9098억원 규모의 교외선 전동차 520량 납품 계약을 따낸 지 20여 일 만에 대만에서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로템, 대만서 잇단 수주 '잭팟'
이번에 수주한 무인경전철은 타오위안시 도심을 가로질러 타오위안국제공항의 공항철도와 연결되는 신설 노선인 녹선에서 운행한다. 2량 1편성으로, 운행 속도는 시속 80㎞다. 2025년 개통 예정이며 차량은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차량은 물론 통신·관제와 검수 등 시스템 설비도 함께 납품한다.

현대로템은 무인 운전차량 분야에서 글로벌 ‘톱5’로 꼽힌다. 2005년 캐나다 밴쿠버 전동차 40량을 시작으로 2007년 국내 신분당선 전동차 120량, 2012년 홍콩 SCL 전동차 333량, 2016년 터키 이스탄불 마흐뭇베이 전동차 300량 등 국내외에서 무인 운전차량 2000량 이상을 수주했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 국내 기관의 전동차 최저가 낙찰제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로템은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주액을 늘리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2016년 수주한 필리핀 MRT7(5314억원), 이스탄불 전동차(3590억원), 호주 시드니 2층 전동차(8894억원) 매출이 반영돼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