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주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코앞에 두고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최근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은 개별자유여행(FIT) 시장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00원(1.04%) 떨어진 8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월3일 12만4500원을 고점으로 찍은 주가는 5월 들어 10만원 선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달엔 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모두투어 역시 3월26일 4만100원을 기점으로 미끄럼을 타고 있다. 주가는 지난 22일 2만8000원까지 내려앉았다.

FIT는 ‘근거리 여행지를 최대한 짧게, 자주 간다’는 요즘 여행 트렌드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14년 483만 명이던 FIT 출국자 수는 지난해 863만 명으로 3년 새 78.6% 급증했다. 반면 해외여행객 중 패키지 비중은 같은 기간 54%에서 작년 53.4%로 꺾이고 있다.

패키지는 여행사 간 경쟁 과열로 단가는 계속 낮아지는데 비용은 점점 높아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하나투어의 1분기 패키지 부문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9% 줄었다.

‘패키지의 늪’에 빠진 국내 여행주와 달리 FIT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여행업체들은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적용받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FIT 공략에 주력하는 미국 트립어드바이저와 중국 씨트립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40배 수준으로 하나투어(21.5배)나 일본 HIS(18.9), 독일 TUI(13.8) 등 패키지 위주 오프라인 여행사를 능가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해 전문가와 함께 식도락 여행 등을 즐기는 ‘테마패키지’,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콘셉트투어’ 등을 각각 내놓으며 뒤늦게 FIT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여행사들은 FIT를 통한 이익 창출이 어려워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며 “현지 투어 등 FIT에 어필할 수 있는 먹거리를 성공적으로 발굴한다면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송종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