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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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선을 지낸 자유한국당의 서청원 의원이 20일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탈당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날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 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해체 위기에 몰렸다. 무기력하게 폐허에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국가는 계속 살아야 하고, 국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살림을 해야 하고,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 건강한 보수정당은 나라의 기둥이고 국민의 기댈 언덕이다.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에야 말로 건강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수 위기 해법으로는 "'실종된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 정치가 실종된 빈 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 잡고 독주가 횡행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저를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다.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서 의원은 친박·비박 계파 갈등 재현 조짐을 탈당 이유로 들었다. 서 의원은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 '친박'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면서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 이유"라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일간지 기자 출신의 서 의원은 전두환 신군부 집권 시절이던 1981년 당시 민한당 후보로 나서 제11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주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정치적 진로를 함께 하는 상도동계에 몸담았고 1990년 '호남 야당 포위' 거대여당인 민자당의 출현을 가져온 3당 합당 이후로는 지금의 한국당 계열 정당인으로 활동한 8선 의원이자 친박계의 맏형이며 현 20대 국회 최다선이다.

서 의원이 탈당하면 한국당 의석수는 기존 113석에서 112석으로 줄어든다.
사진=서청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서청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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