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사찰 복원 활기 찾나… 북한 방문 천담 스님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순수 민간교류 차원의 방북이 승인된 가운데 종교계 대북 사업에 다시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는 천담 스님과 금강산 유점사 복원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는 31일 금강산 유점사 복원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세계평화재단 이사장 천담 스님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천담 스님은 세계평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평화재단은 1997년 미국 뉴욕에서 창립해 유엔군 전사자 유해 발굴·송환 사업, 비무장지대(DMZ) 유엔 세계평화공원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천담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승려지만 불교계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조계종에 따르면 1946년생인 천담 스님(속명 장용대)은 1987년 사미계, 1991년 구족계를 받았으며 1992~1996년 은적사 주지 서리로 있었으나 이후 종단에서 특별한 소임은 맡지 않았다.

조계종 관계자는 "천담 스님의 이번 방북은 종단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담 스님은 다음 달 2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 등 북측 불교계 관계자를 만나 금강산 유점사 복원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는 중국 선양을 통해 방북할 계획으로 31일 오전 출국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불교계 숙원인 금강산 사찰 복원 사업 기대도 다시 커진다.

금강산은 예로부터 한국불교의 요람으로 불렸으나 전쟁으로 전각 대부분이 불탔다.

유점사는 신계사, 장안사, 표훈사와 더불어 금강산 4대 명찰로 불렸던 사찰로,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웅장했다고 전해진다.

4대 사찰 중에서는 표훈사만 소실되지 않았으며, 신계사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 불교계가 공동으로 복원을 추진해 지난 2007년 완공됐다.

천담 스님의 이번 방북을 시작으로 종교계 등의 민간교류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종교계는 그동안 다양한 대북 사업을 벌여왔다.

지난 부처님오신날에 남북공동발원문을 3년 만에 채택한 조계종은 남북 불교 대표단의 서울·평양 교차 방문, '8·15 남북불교도 합동법회'와 '금강산 신계사 복원 11주년 합동법회' 재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공사가 중단된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8·15 광복절 기념 남북 공동 기도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함께 추진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 등을 평양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천주교는 북한의 장충성당 복원 사업 논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