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무부지사 제안 안 해"…바른미래 "추가 증거 공개"
선관위 조사 착수…사실 규명 따라 한쪽은 치명상 입을 듯


충북지사 후보 야권 단일화를 둘러싸고 불거진 후보 매수설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터무니없어"vs"증거 있다" 충북지사 후보 매수설 진실공방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이 지난 30일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 측에서 만들었다는 '야당 도지사 후보 간 협의 검토안'이라는 문건을 공개, 정무부지사직을 고리로 신용한 후보 매수를 시도했다고 주장하자 박 후보는 31일 기자회견을 해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양 측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면서 사실 규명 여부에 따라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을 처지가 됐다.

후보 매수 논란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와 신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달 중순 신 후보와 만나 아무런 조건 없이 서로의 입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긴 했다"고 말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박 후보 측이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신 후보에게 특정 직위 제공을 약속했는지와 후보 단일화 관련 문건을 박 후보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다.

바른미래당이 공개한 문건에는 '단일화 결과로 양보한 후보를 일종의 런닝메이트(예:정무부지사)로 한다', '상대 후보 선거캠프 약간명을 선거 결과에 따라 공직 참여'라고 적혀 있다.
"터무니없어"vs"증거 있다" 충북지사 후보 매수설 진실공방
바른미래당은 "이 문건은 유망한 젊은 정치인을 정무부지사라는 당근을 매개로 주저앉히려 했던 증거"라고 박 후보를 비난했다.

바른미래당은 "문건을 신 후보에게 전달한 인물은 박 후보 캠프의 핵심 3인 가운데 1명"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사전에 이 문건의 작성과 전달 사실을 알았을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그러나 "후보 사퇴를 전제로 정무부지사직을 제안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의 문건은 후원회 업무를 도와주던 지인이 개인적으로 작성했고, 문건의 존재도 (바른미래당이 공개한 이후) 뒤늦게 알았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해당 문건에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문구가 없고, 정무부지사 관련 내용도 후보 단일화의 한 예로 언급한 것에 불과해 후보 매수의 증거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후보 매수 논란과 관련, 새로운 내용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30일 "박 후보가 진실을 외면한다면 추가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이 확보했다는 또 다른 자료의 폭발력에 따라 새로운 후보 매수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어 보인다.
"터무니없어"vs"증거 있다" 충북지사 후보 매수설 진실공방
조사에 착수한 충북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도 선관위는 박 후보와 신 후보 캠프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판단돼 최대한 서둘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위법성 여부를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조사에서 후보 매수가 사실로 드러나면 박 후보 측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반대의 결론이 나오면 바른미래당이 상대 흠집 내기를 했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