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텐] 최유림 스타일리스트의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 ‘네일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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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작은 즐거움이 있다. 바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네일아트다. 내가 어렸을 적 외가에는 봉숭아꽃이 마당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초여름, 외가에 갈 때 마다 외할머니는 그 봉숭아꽃을 빻아서 열손가락 손톱 위에 올려놓곤 비닐로 꽁꽁 묶어 주셨다. 그 과정이 어찌나 설레고 즐거웠던지…. 고무줄로 묶여있는 비닐을 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몇 번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첫눈이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라는 외할머니의 말 때문에 소원을 빌고선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네일아트는 나에게 작은 즐거움이자 나만의 힐링 방법이다. 손톱에 무슨 돈을 쓰냐며 핀잔을 주던 시대부터 말이다. 일상에 지쳐 휴식이 필요할 때 ‘작은 네모공간을 어떤 색과 모양으로 채울까’ 하는 설렘을 주는 네일아트는 나의 작은 아트 활동이자 작은 쉼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있는 한 샵을 자주 다닌다. 그곳 최미숙 원장은 배우 신민아의 네일 아티스트인데, 아티스트 마인드가 뛰어난 사람이다. 우리는 컬러링을 할 때마다 색의 조합과 트렌드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하며 작업한다. 그 시간이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치유를 주는지 작업이 끝나고 나면 사우나를 한 것마냥 개운하다. 물론 서로의 손을 맞잡고 나누는 가벼운 가십도 한몫하겠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중에 비교적 짧은 시간을 투자해 변신을 가능케 하는 게 바로 네일아트다. 그래선지 요즘엔 남자들도 여성의 네일아트에 관심을 두고선 센스를 관찰한다고 한다. 승무원들의 단장에 있어 필수 조건이 된 것도 이미 오래 전이다.
자신의 성격을 대변하는 컬러링
나는 거의 짧은 손톱길이를 유지하며 버건디나 레드, 블랙&실버 컬러링를 자주 한다. 여성스럽되 지나친 화려함을 좋아하지 않는 내 성격을 대변하기도 한다. 사실 손을 많이 쓰는 직업(스타일리스트)을 가진 지라 젤네일로 컬러링을 하면 자주 깨지고 찢기는 일도 없을뿐더러 항상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컬러링을 자신의 패션과 연관 지어 개성을 드러내면 더없이 센스 있어 보인다. 일종의 직업병일까? 네일 컬러링을 보면 대략적인 성격을 파악할 수도 있다. 단정한 길이에 우유빛, 핑크빛 컬러링을 한 사람은 대게 보수적이고 깔끔한 성향에 튀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고, 비즈 장식이나 화려한 컬러링을 한 경우 외향적이며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상 아티스트들과 네일 컬러링을 상의하는 경우도 많다. 공연 또는 화보 촬영을 앞두고 콘셉트에 맞는 컬러를 위해 여러 가지 시안을 비교해 보는 건 이제 거의 필수적인 과정이 됐다.

2-3주마다 찾아보는 컬러링 공부도 작은 즐거움이다. 핀터레스트(Pinterest)나 인스타그램(Instagram)으로 작은 콘셉트를 잡고 검색을 하는데 #봄네일 #레드네일 정도만 입력해도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올해에는 ‘울트라바이올렛 컬러링’이 대세다. 바이올렛컬러가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컬러와 매치하여 개성 있는 매력을 뽐내길 권한다.
혹시 지금 자신만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뽐낼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네모상자(게시물) 안 또 하나의 네모상자(손톱)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드러내면 어떨까. 날씨가 나날이 따뜻해지고 있다. 가벼운 패션 스타일링에 적절한 네일 컬러링을 더해 깔끔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뽐내보자.
글=최유림/ 정리=태유나 기자 /사진=뷰티텐 DB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