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중국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으면서 중국이 미·중 통상전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와 최대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를 하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NYT는 중국이 이 점을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 판타지》의 저자 제임스 만은 “정상회담을 연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대한 지연되게 하는 것이 시 주석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중국은 회담 취소에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은 두 차례나 중·북 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자국의 입지를 넓히려고 했지만 미·북 정상회담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까지는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취소 발언으로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까지는 ‘끼어들지 말라’는 사인을 보냈는데도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까지 불러들여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등 독자행보를 하다 뜻밖의 상황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