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중국군에 보냈던 환태평양 합동 군사훈련(림팩·RIMPAC) 참가 초청을 취소했다. 미국과 주변국들의 반대에도 중국이 국제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계속 건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미·중 갈등이 군사 분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해군의 림팩 훈련 참가 초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림팩은 미 해군 3함대사령부 주도로 하와이 근해 등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다국적 해상 합동훈련이다. 태평양 연안국 간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고 연합전력의 상호 작전능력을 높이기 위해 1971년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4개국 해군이 참여한 가운데 처음 시행됐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80년, 한국 해군은 1990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2014년부터 꼬박꼬박 참가해왔다.

미 국방부는 올해 훈련에 중국군 초청을 취소한 이유로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인공섬에 대함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전자교란장치를 설치한 점 등을 들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은 림팩 훈련 초청 취소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지 못한 경솔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그는 “단지 방어 목적의 시설을 짓는 것이며 군사기지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의 제공권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22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로 B-52 장거리 폭격기 두 대와 연료 지원을 위한 공중급유기 두 대를 출격시켜 비행훈련을 했다. 중국 공군 폭격기가 지난 18일 남중국해에서 해상 타격과 이착륙 훈련을 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들이 24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주변 해역에 진입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즉각 퇴거할 것을 요구했다.

베이징=강동균/워싱턴=박수진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