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성인 폐 일부 소아에 첫 이식한 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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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서동인 교수팀
몇 년 전부터 심한 가슴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임성균 군(7)은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 1차성 폐동맥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병은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이식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임군에게 이식을 할 만한 뇌사 어린이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뇌사에 빠지는 어린이의 수가 적은 데다 기증에 선뜻 나서는 부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성인 뇌사자의 폐 일부를 잘라 임군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이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임군은 건강을 회복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서동인 소아과 교수팀이 지난 3월11일 성인 뇌사자 폐를 부분 절제해 소아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임군과 같은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5000여 명이다.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임군과 같은 어린 환자는 나이가 비슷한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아야 하지만 여건이 좋지 않다. 2015년 기준 국제심폐이식협회에 등록된 폐이식 수혜자 4226명 중 5세 미만 환자는 12명에 불과하다. 기증자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폐 공여자와 이식받을 환자의 키·폐 크기가 비슷할수록 우선순위가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 됐다. 뇌사자가 드문 소아와 영유아는 이식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7월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이 같은 이식 조건이 삭제됐다. 김 교수팀은 성인 뇌사자의 폐를 부분 절제해 임군에게 이식하기로 했다. 뇌사에 빠진 성인 폐의 양쪽 하엽을 잘라 임군에게 이식했다. 임군은 호흡을 의존하던 산소장치를 뗄 정도로 많이 회복됐다. 김 교수는 “이식 관련 규정이 개선되면서 소아 폐이식 대기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소아 환자들도 폐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을 기회가 부쩍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영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서동인 소아과 교수팀이 지난 3월11일 성인 뇌사자 폐를 부분 절제해 소아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임군과 같은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5000여 명이다.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임군과 같은 어린 환자는 나이가 비슷한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아야 하지만 여건이 좋지 않다. 2015년 기준 국제심폐이식협회에 등록된 폐이식 수혜자 4226명 중 5세 미만 환자는 12명에 불과하다. 기증자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폐 공여자와 이식받을 환자의 키·폐 크기가 비슷할수록 우선순위가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 됐다. 뇌사자가 드문 소아와 영유아는 이식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7월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이 같은 이식 조건이 삭제됐다. 김 교수팀은 성인 뇌사자의 폐를 부분 절제해 임군에게 이식하기로 했다. 뇌사에 빠진 성인 폐의 양쪽 하엽을 잘라 임군에게 이식했다. 임군은 호흡을 의존하던 산소장치를 뗄 정도로 많이 회복됐다. 김 교수는 “이식 관련 규정이 개선되면서 소아 폐이식 대기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소아 환자들도 폐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을 기회가 부쩍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