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 상주인 외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오후 2시40분께 부인 정효정 씨와 장례식장 1층에 도착했다. 구 상무는 마주친 취재진에게 살짝 목례만 하고 빈소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앞서 고인의 첫째 딸인 구연경 씨 내외와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오후 3시35분께는 고인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자들과 마주친 구본능 회장은 “(구본무) 회장님이 한국 경제에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한 말씀만 해 달라”는 요청에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내쉬었다.

첫 외부 조문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수행인 없이 홀로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약 10분간 머물다 자리를 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용 E1 회장 등 방계 일가친척들도 빈소를 찾았다.

비공개 가족장이지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정·관·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빈소를 찾았다. 장 실장은 “(구 회장이) 재벌 그룹 중에서는 집안에 문제 만들지 않고 (국내 대기업 가운데) 먼저 지주사를 도입하는 등 모범적인 경영을 하셨다”며 “더 오래 사셨으면 성과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애도했다.

이날 빈소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조화를 받지 않는 등 간소하게 차려졌다. 빈소 안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바랍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오후 들어 각지에서 보낸 조화가 빈소에 도착했지만 LG그룹 측은 이를 돌려보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LG 임직원 일동 명의로 된 조화 다섯 개가 놓였다.

고인은 병세가 악화해 이날 오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유족은 비공개로 가족장(3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빈소가 마련된 1호실은 약 495㎡ 면적으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중 가장 크다.

박상용/박상익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