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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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어떻게 부르느냐를 두고 우리 사회에 첨예한 논쟁을 불러온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연속 '제창'으로 불렸다.

18일 열린 5·18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 방식으로 참석자들이 함께 불렀다.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각 당 대표 등 참석자들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소설가 황석영씨와 10여명의 문인, 당시 전남대생인 김종률씨가 만들었으며, 그동안 각종 집회에서 널리 불린 민중가요다. 5·18이 정부 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5·18 기념식에서 참석자 전원이 기념곡처럼 함께 불렀다.

그러나 황석영씨의 행적과 제목과 가사에 들어있는 '임'과 '새날'이 북한의 김일성과 사회주의 혁명을 뜻한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로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대체됐다.

5·18단체 등은 이같은 합창 방식이 5·18 왜곡·폄훼라며 제창 방식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이후 제창 허용을 둘러싼 논란은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으로 비화하며 해마다 5월이면 이슈로 떠올랐다.

합창은 합창단이 부를 때 여러 사람이 서로 화성을 이루면서 다른 선율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고, 제창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동시에 노래를 하는 것이다.

즉 합창을 할 땐 합창단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제창을 하면 모든 참석자에게 포커스가 맞춰진다. 그래서 기념식 때면 참석자들이 따라 부르거나, 부르지 않거나, 태극기만 흔드는 등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기념식에서 악보를 보지 않고 이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족들과 함께 불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첫해 기념식에 참석, 노래를 함께 불렀다. 2013년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래를 부르지는 않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지난해 37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이 문제는 변곡점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겠다고 약속했고, 당선되고 나서 제창을 직접 지시했다.

지난해 37주년 기념식에서는 참석자 모두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9년 만에 함께 불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