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4일(현지시간) 주(駐) 이스라엘 대사관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
미국대사관 이전은 이미 예고된 일이지만 최근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에 이어 중동을 뒤흔들 민감한 이슈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을 맞아 예루살렘 남부 아르노나(Arnona) 지역의 미국영사관에서 미국대사관 개관식을 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를 비롯한 일부 대사관 직원들이 예루살렘에 상주하게 된다.
개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등 8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예루살렘 미국대사관 개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작년 12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지중해 도시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미국대사관 이전 계획은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아랍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예루살렘을 국제도시로 규정한 유엔 결의안을 무시한다고 비판해왔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뿐 아니라 이슬람교의 성지이고 팔레스타인은 그동안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라고 주장해왔다.
미국대사관이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충돌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미국대사관 이전일을 '분노의 날'(a day of rage)로 선언하며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주변에 병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지난 3월 30일부터 가자지구의 분리장벽(보안장벽) 부근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시위를 하고 있고 이스라엘군의 발포 등으로 지금까지 40여 명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