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내 '최대압박' 거론에 반발…트럼프에는 '美대통령' 지칭하며 비난 자제
북한매체, 폼페이오 방북일에 "美, 진정성·성의 보여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격 방북한 9일 북한 매체들이 미국에 '현 정세 국면'에 부합하도록 대화 상대방에 대한 '진정성'과 '성의'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이날 '화석처럼 굳어진 냉전 의식의 발로'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은 모처럼 마련된 대화 분위기를 흐리는 언동과 처신을 삼가하는 것이 자신들을 위해서도 유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현 정세 국면에 부합되게 진정성과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 각방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백악관 대변인과 국가안보보좌관, 일부 미 국무성(국무부) 관리들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극적인 사태 변화를 시답지 않게 여기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며 '최대 압박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들의 발언 등을 거론했다.

신문은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의 채택에 대해 "미국 대통령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며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담보하는 획기적인 사변으로 될 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여론을 오도하며 구태의연하게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는 것은 자칫하면 자국의 안전을 스스로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대화를 앞두고 호상(상호) 신뢰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조선(북한)의 평화수호 정책이 안아온 결실'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 행정부 내에서는 조선반도 현실을 놓고 '최대 압박의 결과', '한계에 이른 선택' 등의 잡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앙통신은 "이런 언동들은 자칫하면 조선반도 정세를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릴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미국은 대화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성의를 보이는 것이 국제사회의 요구는 물론 자기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고 촉구했다.

이들 매체는 미국 행정부 인사들의 최근 발언을 비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 집권자', '미국 대통령'으로 지칭하며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 사실을 언급했다.

미 행정부 내부의 대북제재·압박 기조는 견제하되, 곧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 상대가 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난을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는 폼페이오 장관은 9일 오전 평양에 도착했으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통해 북미 양측이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확정하고,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석방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중앙통신은 이날 또다른 논평에서는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남측 일각에서 '제재 압박의 효과', '트럼프의 지지 덕분'이라는 등 '허튼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판문점 선언에서 확인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에 심히 어긋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판문점 선언이 탄생한 그처럼 중대한 사변이 외부의 그 어떤 지지로 인한 것이라는 논리는 과연 황당하기가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