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0시56분 현재 코스닥은 전날보다 1.39포인트(0.17%) 오른 828.61을 기록 중이다.
이날 830선에서 오름세로 장을 시작한 코스닥은 기관 매물이 출회되면서 하락 전환, 장중 한때 815.27까지 밀렸다. 코스닥이 장중 810선으로 밀린 것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우려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2월6일(장중 저가 814.46)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코스닥 하락에 대해 바이오주를 둘러싼 약세 요인이 불거진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요인이 크다고 짚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에 대해 회계 기준 관련 논란, 높은 수준의 신용 잔고, 대출 등급 관련 루머 등 가시적인 하락 요인이 있다"면서도 "부정적 소재가 동시에 부각되며 주가 하락으로 연결된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이처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시장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건강관리업종 종목들의 8일 수익률과 향후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한 결과, PER이 높은 종목들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바이오주 하락은 결국 과도하게 높아진 주가 수준에서 조그만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전날 급락으로 가격 부담이 경감된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구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분석상 지지선 역할을 하는 120일 이동평균선(843)을 하향 돌파한 상황에서 코스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심리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주식 대차잔고 규모는 주로 기관 투자자의 주식 보유분을 개인투자자들이 빌린다는 점에서 개인의 기대심리를 반영한다"며 "대차잔고 청산 추이에 비춰 코스닥 시장 진정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대외 변수 측면에서는 다음달 초까지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미·중 무역협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거시경제(매크로) 이벤트들이 중요할 전망"이라며 "이들 이슈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될 전망이고, 이 경우 외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추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의 31.6%를 차지하는 건강관리 업종과 28.6%를 차지하는 기술 업종 업황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1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80% 이상 마무리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를 참고하면 아직 업황 훼손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S&P500 테크 기업과 헬스케어 기업의 글로벌 매출액 비중은 각각 58%, 36%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선행지표로 활용해 볼 수 있다"며 "미국 기술주 반등에 비춰 불확실성 종료가 주가 반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주가 추이에 비춰 코스닥이 변동성 구간을 지난 후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 연구원은 "2014~2015년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인 이후 급락했는데, 이후 1년간 등락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저점을 높여갔다"며 "바이오주에서 비이성적인 주가 상승이 아닌 2015년과 같은 완만한 속도의 주가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