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에게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과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이들의 가족·친구, 일반시민들 약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집회 참석 인원이 500여 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 보도에 분노한 일반시민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참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집회 참가자들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한 가면을 비롯해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혹시 모를 불이익에 대비하기 위해 신원을 감췄다.
자유발언 시간에는 오픈채팅방에서 '무소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대한항공 여직원이 나섰다.
그는 "지금은 조씨 일가가 횡포를 중단하고 잠정 유보됐지만 또 언젠가는 대한항공 직원들을 괴롭힐 것"이라면서 "이번 일로 조씨 일가에게 대한항공의 주인은 직원들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지켜낸다 대한항공', '갑질폭행 이명희를 구속하라', '갑질 원조 조양호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