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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이슈] 국제유가 가파른 상승에 美·산유국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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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기름값 비싸다" vs OPEC "감산 계속한다"
    [이슈 & 이슈] 국제유가 가파른 상승에 美·산유국 갈등 고조
    국제 유가 상승세가 무섭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원유 감산을 비판하고 나섰는데도 국제 유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미국이 취할 조치가 마땅치 않은 데다 원유 재고 감소, 미국 등의 시리아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OPEC 주도의 감산 연장 조치 등이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OPEC 측은 “미국의 원유산업 역시 감산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반발하고 있다.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유가가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국제 유가 매우 높다”

    [이슈 & 이슈] 국제유가 가파른 상승에 美·산유국 갈등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OPEC이 또 그 짓(담합)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바다 위에 꽉 채워진 배를 포함해 곳곳에 원유가 기록적으로 많은데, 유가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지 않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은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모여 작년 1월 시작한 하루 180만 배럴(OPEC 120만 배럴, 비OPEC 6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기간 연장을 거듭 다짐한 뒤 나왔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아직 사명이 완수되지 않았다”고 했고,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석유장관은 “내년까지 감산 파트너십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트윗 이후 배럴당 67.50달러까지 내리기도 했지만 곧 회복해 배럴당 0.09달러(0.1%) 상승한 68.38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는 0.28달러(0.38%) 오른 74.06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3년래 최고수준… 美, 마땅한 개입 수단 없어

    고유가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개입할 수단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등은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원유 생산을 통제할 수 있지만, 미국은 개별 업체가 생산을 좌우하기 때문에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톰 퓨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략비축유를 풀거나 사우디에 압력을 넣을 수 있지만 둘 다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지금은 말뿐이고 과연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했지만 석유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다. 알팔리 석유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유가에 ‘인위적인 가격’ 같은 건 없다”며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고 받아쳤다. 무함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미국도 감산의 수혜자로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셰일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OPEC 감산 조치 외에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시리아 내전뿐만 아니라 5월 12일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고 석유 수출 제재를 다시 단행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아람코 상장을 추진 중인 사우디가 유가 100달러대를 원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최대 석유 수요철인 여름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의 셰일오일 산유량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셰일을 쉽게 채굴할 수 있었던 지역에서 시추가 끝나며 생산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가 상승은 각국의 물가·금리 밀어올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고유가가 물가 상승을 유발해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표심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평균 휘발유값이 지난 한 달 동안 갤런당 19센트 올라 2015년 여름 이후 최고인 갤런당 2.75달러가 됐다”며 “이는 미국인의 소비 여력이 하루 1억3200만달러 줄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값이 갤런당 3달러를 넘으면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가 상승은 각국의 물가와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금리가 치솟으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고유가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란, 러시아 등의 재정을 튼튼하게 한다. C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트윗으로 석유시장에 개입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핵협정 파기를 앞두고 유가 상승 책임을 OPEC에 돌리려는 뜻이란 해석이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도 석유 수출 제재를 검토 중이다. 반미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연임을 노리고 다음달 20일 대통령 선거를 조기 실시키로 했다.

    뉴욕=김현석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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