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9단 성폭행 파문 /사진=연합뉴스
김성룡 9단 성폭행 파문 /사진=연합뉴스
바둑기사 김성룡(42) 9단이 성폭행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성 프로바둑 기사 A씨는 한국기원 프로기사 게시판에 2009년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받았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술을 먹었다. 화장실에서 토하고 있는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그날 밤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어나보니 옷은 모두 벗겨진 채로 그 놈(김성룡)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라며 "그가 나를 강간하는 동안 눈을 뜬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죽을 때까지 숨겨두고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 날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나는 9년 동안 그 사람을 피해다녔는데 김성룡은 바둑계 모든 일을 맡으며 종횡무진했다. 그 사람은 나에게 요즘도 웃으며 인사한다. 이 글을 보고 내 마음이 어땠는지 느꼈으면 한다"라고 토로했다.

1991년 입단해 2004년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오른 김성룡 9단은 1995년 13기 제왕전에서 준우승했고, 2004년 1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에서 우승했다. 현재 KB바둑리그 포스코켐텍 감독과 한국기원 홍보이사, 세종시바둑협회 전문이사, 바둑TV 해설 등 바둑계의 마당발 역할을 하며 바둑 보급과 홍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유소년 전문기사 후원 협약식에서 2022년까지 5년간 매년 1000만원 씩, 총 50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7명의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했고, 고인이 된 은퇴기사 이준학 5단의 병원비를 돕는 등 선행을 이어왔다.

어려운 바둑계를 위해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던 김 9단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중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반면 김성룡 9단 측은 18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라며 "성폭행은 아니었다"라고 부인했다. 김 9단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