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에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로 꼽히는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65)가 선임됐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KDI 원장에 최 교수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에 이재영 KIEP 구미·유라시아본부장(54)을, 한국교육개발원장에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최 원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세종대를 거쳐 1988년부터 건국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교수 시절 최 원장은 재벌 문제와 독과점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3~2009년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냈다. 평소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필요성을 역설해 ‘재벌개혁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현실 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해부터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최 원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 재벌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싱크탱크였던 ‘국민성장 정책공간’에서 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았다. 2012년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을 돕는 등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KDI 내부에서는 최 원장 취임으로 그동안 자유시장경제와 민간의 자율성을 강조해온 기조가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영 신임 KIEP 원장은 30년 넘게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을 주로 연구해온 전문가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원장은 최근 청와대가 꾸린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에 합류했다.

오형주/김일규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