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자동차 기술 컨트롤타워를 맡고,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공급망을 총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두 회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회사 분할 이후 자율주행과 연결성 등 미래기술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집중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시장조사, 경영자문 및 컨설팅 △신기술 개발 및 연구용역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부품 제작과 완성차 조립만 빼고 차량 제조 관련 모든 분야를 담당한다.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개별 부품을 조립해 덩어리로 만드는 사업)과 애프터서비스(AS) 부품사업이 현대글로비스에 더해지기 때문이다. 부품 조달부터 △조립 △운송 △완성차 검사 △탁송 △AS 부품 공급 △중고차 판매 등이 모두 현대글로비스의 영역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29.9% 보유하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는 내부거래액을 200억원 또는 연 매출의 12%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 시행령을 기준으로 하면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 기준을 20%로 낮출 방침이다. 이럴 경우 현대글로비스는 내부거래 비중을 12%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약 66%다.

이번 개편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율이 15.8%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규모도 16조3583억원에서 30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부품 사업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도병욱/박종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