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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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정반대의 선택지를 골랐다. 외국인은 보유 주식을 덜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매입했다. 반면 개미들은 단기 매매에 초점을 맞춰 SK하이닉스를 팔고 셀트리온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11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미국발(發) 무역전쟁 우려가 가중되는 가운데서도 지난달(2조4249억원 순매수)에 이어 '사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은 302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해 전달(1조5612억원 순매도)에 이어 '팔자'에 나섰다.

순매수·순매도 종목별로도 상반된 모습이었다. 3월 개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인 셀트리온(5578억원 순매수)의 경우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외국인은 1조442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이후 급등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올 1월 외국계 증권사 도이체방크가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처리 방식을 문제삼은 이후 꾸준히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대신 외국인은 바이오주 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1869억원 순매수)를 골라 담았다. 3월 순매수 3위 종목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셀트리온과 함께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디스플레이(2178억원 순매수), NAVER(1777억원 순매수), SK텔레콤(1530억원 순매수), 신한지주(1463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인 SK하이닉스(7459억원 순매수)의 경우 개미들이 가장 많이 판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에 대해 623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은 3614억원 순매수를 나타내며 두번째로 큰 규모로 장바구니에 담았지만 개인은 624억원 '팔자'에 나섰다.

이와 함께 외국인이 3월 들어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1790억원 순매수), 엔씨소프트(1412억원 순매수) 등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개미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성장주 등을 저가 매수한 후 차익실현에 나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개인은 지난 23일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한 날에도 751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함께 미국과 중국(G2)간 무역전쟁 우려가 격화되면서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순매수 리스트 상위에 올랐다는 평가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과 안정성을 갖춘 SK하이닉스의 가격 메리트가 외국인에게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 업종 내 종목 교체 역시 밸류에이션과 실적 가시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의 성장성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부분에서 셀트리온에 매기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