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대신 4兆 들여 지분 매입… '정공법' 택한 정몽구·의선 父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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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車사업 경쟁력·경영 투명성 강화 '승부수'
모비스 모듈·AS사업 분할해 글로비스와 합병
계열社 모비스 지분 팔면 4개 순환출자 '소멸'
글로비스 '일감몰아주기' 논란서도 벗어날 듯
車사업 경쟁력·경영 투명성 강화 '승부수'
모비스 모듈·AS사업 분할해 글로비스와 합병
계열社 모비스 지분 팔면 4개 순환출자 '소멸'
글로비스 '일감몰아주기' 논란서도 벗어날 듯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그룹 내 4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재벌개혁’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경영 투명성 확대 요구에 화답하는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대신해 대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보폭을 더 넓혀주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 예상 뒤엎은 지배구조 개편
그동안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를 각각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현대차 투자회사 등 투자회사 3곳을 묶어 지주사를 출범시키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현대모비스를 인적 분할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되 일단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는 방식이다. 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법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 대신 사재를 들여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 방안의 핵심은 기아차 등 계열사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매입해 4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데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4개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기아차→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안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친 뒤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 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 말 이후에는 정 회장 등 대주주와 계열사들의 지분 매각이 이어질 예정이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대주주에게 매각하게 된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16.9%, 0.7%, 5.7%씩 보유하고 있다.
◆4개 순환출자 고리 모두 해소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기아차 등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29.9%)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돈이다. 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기아차 등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사들이는 비용 등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갈 비용은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29.9%)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고 1조4000억원대의 세금까지 내려면 일부 추가 사재 출연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방안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요구에 호응한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 당시부터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뿐”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했다. 현대차그룹이 당장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진 못하더라도 제대로 된 방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도였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임원 등이 공정위 등 정부와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주주들의 지지와 신뢰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어떤 방식이든 지배구조 개편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주주 동의가 절실해서다. 현대모비스의 한 사외이사는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지분 정리 차원을 떠나 주주의 신뢰와 실적 회복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등을 바탕으로 실질적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
그동안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를 각각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현대차 투자회사 등 투자회사 3곳을 묶어 지주사를 출범시키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현대모비스를 인적 분할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되 일단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는 방식이다. 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법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 대신 사재를 들여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 방안의 핵심은 기아차 등 계열사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매입해 4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데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4개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기아차→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안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친 뒤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 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 말 이후에는 정 회장 등 대주주와 계열사들의 지분 매각이 이어질 예정이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대주주에게 매각하게 된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16.9%, 0.7%, 5.7%씩 보유하고 있다.
◆4개 순환출자 고리 모두 해소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기아차 등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29.9%)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돈이다. 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기아차 등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사들이는 비용 등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갈 비용은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29.9%)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고 1조4000억원대의 세금까지 내려면 일부 추가 사재 출연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방안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요구에 호응한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 당시부터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뿐”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했다. 현대차그룹이 당장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진 못하더라도 제대로 된 방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도였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임원 등이 공정위 등 정부와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주주들의 지지와 신뢰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어떤 방식이든 지배구조 개편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주주 동의가 절실해서다. 현대모비스의 한 사외이사는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지분 정리 차원을 떠나 주주의 신뢰와 실적 회복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등을 바탕으로 실질적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