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니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 팬들이 가득했다. 특히 곳곳에 자리 잡은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낮은 인구 증가율에도 프로야구 관중 수는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데, 여성들이 프로야구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지금은 여성 팬의 비중이 40%를 훌쩍 넘는다고 하니, 이제 중장년 남성들로 가득하던 야구장 풍경은 자료 화면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관중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술의 발달로 야구를 보는 재미 또한 더해졌다. 단순한 공의 빠르기는 물론이고 궤적과 회전수까지 측정할 수 있게 돼 ‘투수 공의 움직임이 좋다’거나 ‘공 끝이 살아 있다’는 야구 중계 캐스터의 말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은행권 최초로 프로야구 메인 스폰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곤 한다. 사내 서포터스 모집에도 수십 대 1의 경쟁률이 나온 것을 보면 프로야구를 후원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 안팎으로 큰 관심을 끄는 것 같다.
필자가 프로야구 후원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브랜드 광고 효과뿐만 아니라, 야구장을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봤기 때문이다.
전국 13개 도시에 연간 850만 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고 있는데, 이처럼 매일 일정한 공간에서 수많은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은 그리 많지 않다. 이 플랫폼과 전국에 있는 은행 영업점들, 그리고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쏠(SOL)’을 연결하는 마케팅을 시도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수년 내 1000만 관중을 돌파할 만한 잠재력도 있어 보였고, 나아가 구단과 팬클럽까지 연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야구장을 경기장(stadium)이 아니라 공원(park)이라고 표현한다.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삶의 즐거움이 담겨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야구장에는 젊음의 열기와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 버리는 통쾌함도 있다. 오랫동안 야구장을 방문하지 않은 독자가 있거든 이번 주말에는 꼭 한 번 ‘직관’을 해보기 바란다. 맛있는 간식을 챙겨 들고 야구 공원(baseball park)에서 봄 소풍을 즐겨보자.